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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환자 간병 일지 11]

by se0nghyun2 2025. 12. 24.
12/24

 

상태는 날이 갈수록 눈에 띄게 안 좋아진다.

 

뉴케어나 엔커버 또한 거의 마시지 못하며, 대화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엄마와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숟가락으로 물과 엔커버,뉴케어를 떠먹인다.

 

매일 오전,오후 주치의 회진이 있다.

 

주치의가 와 주무시고 있던 아빠를 깨웠지만 일어나지 못했다.(의식이 없어보였다.) 

 

주치의는 24시간 투여하는 몰핀을 빼도록 결정했다.

 

엄마와 나는 정말 많이 놀랐다. 

 

이대로 의식을 되찾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지만 몇 시간 뒤 아빠는 일어났다.

 

24시간 투여하는 몰핀을 뺐음에도 아빠의 통증은 그리 심하지 않았고, 고통이 극심할 때 맞는 주사 형식의 몰핀 투여 횟수 또한 그리 많지 않았다.

 

우린 어쩌면 오히려 불필요하게 몰핀을 많이 투여하고 있었던 게 아닐지 모른다.

 

좀 더 경과를 봐야겠지만 이 상태로 몰핀 의존도가 현저히 낮아지게 된다면 병원을 옮겨 가정식 호스피스를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집에 가고 싶어하는 아빠를 위해 부디 몰핀 의존도가 낮아지길 바란다...

 

아빠: (자다 깨서) 언제 집에 가? 곧 퇴원시켜 준대??

나: 아빠 병원에 조금만 더 있어보자. 안 아파지면 갈 수 있어(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해줄 말이 없는 게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오늘 밤은 나와 동생이 자기로 했다.

 

동생은 한 번도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없다.

 

물론 회사를 다니고 있기에 그런 것도 있지만 다른 이유가 있었다.

 

나: 와서 아빠 하룻밤 간호하고 그래봐. 엄마하고 나 집가서 하루만 쉬게.

동생: 나 혼자 간호하면서 혹시라도 내가 뭐 실수해서 아빠 잘못되는 게 무서워.

 

듣고 보니 수긍되는 답변이였다. 

 

 

엄마는 늦은 밤 떠나고 내일 다시 오기로 하셨다.

 

 

배구를 보는 아픈 아빠 밤톨이ㅋㅋ기엽ㅋㅋ

 

요근래 아빠는 허리 통증이 심해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누워있는 자세를 변경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서있지도 못하고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따.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해결책을 물어봐도 어쩔 수 없다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아빠: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나 어떻게 해야 한대? 어떻게 좀 해줘

나: 진통제 맞자 너무 아프면...

 

더 관심 갖고, 더 신경 쓰고, 더 챙겨줬으면 아빠가 안 아팠을텐데 너무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오늘밤은 덜 아파하고, 덜 괴로워 했으면 좋겠다.